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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르웨이] 레즈비언 커플이 보여주는 남녀차별 지표
    기타 2021. 12. 24. 10:58
    기사 원문에서 수집한 사진

    남성들은 출산휴가를 받아 직장에 떨어져 있다 와도 자신의 커리어가 위협받지 않지만 여성의 경우 수입과 노동시장 참여가 눈에 띄게 감소한다.

    노동시장에서의 젠더 격차는 지난 수십 년 간 눈에 띄게 감소했다. 하지만 그 변화 속도가 매우 느린 영역도 있는데, 양육을 위한 출산 휴가가 남성과 여성에게 각각 다른 영향을 끼치는 것이 그 예이다.

    남성들은 출산휴가를 받아 직장에 떨어져 있다 와도 자신의 커리어가 위협받지 않지만 여성의 경우 수입과 노동시장 참여가 눈에 띄게 감소한다. 클레벤(Kleben) 등(2018)은 남녀 간 급여 격차가 발생하는 원인의 80%가 여성의 출산휴가라고 추정한다.

    그렇다면 여성과 남성의 출산휴가가 어느 수준으로 생물학적 혹은 문화적인 요인을 반영하지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여성이 아이를 낳고 모유 수유를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부부 사이에서 어느 정도 분업화(especialización)가 있을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또한 아이를 돌보는 데에 있어서 남성과 여성이 보이는 선호도의 차이나 여성이 아이의 양육자가 되도록 유도하는 사회적 규범 또한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

    위와 같은 요인들을 수치화하기 위해, Emily Nix와 Martin Eckho Andresen은 최신 연구에서 매우 흥미로운 집단을 분석한다. 자녀를 두고 있지만 배우자가 남성이 아닌 여성인 여성들은 어떤 결과를 보일까? 이성애자 부부의 여성과 마찬가지로 그들의 커리어 또한 위협받을까? 그 여성들의 배우자의 커리어는 또 어떨까?

    이 연구에서는 노르웨이에서 수집된 600쌍의 레즈비언 커플과 25만 쌍의 이성애자 부부의 데이터베이스가 사용되었다.

    대부분의 레즈비언 커플은 시험관 시술을 통해 아이를 가졌기 때문에 레즈비언 커플 2인 중에 아이의 생물학적 어머니가 누구인지는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임금격차: 영구적인가, 일시적인가?

    아래 그래프는 매우 명확하게 연구 결과를 보여준다. 왼쪽 그래프에서는 이성애자 부부의 임금 발전 추이가 그려진다. 남성과 여성의 임금은 모두 유사한 수준으로 상승하지만, 첫 아이가 태어나면 남성의 임금은 정상적으로 상승하는 반면 여성의 임금은 약 20%가량 감소한다.

    반면 오른쪽 그래프에서 보이듯 레즈비언 커플의 양상은 상당히 다르다. 이 경우 생물학적 어머니의 임금이 감소하기는 하지만 그 감소폭은 13%에 그친다. 하지만 이성애자 부부에서의 남성과는 달리, 레즈비언 커플에서는 생물학적 어머니가 아닌 다른 어머니도 약 5% 정도의 임금 감소를 겪는다.

    또 다른 눈에 띄는 차이는 이 격차가 지속되는 정도이다. 이성애자 커플의 경우에는 영구적으로 남녀 임금 격차가 벌어지지만, 레즈비언 커플의 경우 아이 출생 후 5년 정도면 그 격차가 거의 사라진다.

    위와 같이 레즈비언 커플이 보이는 양상은, 이성애자 여성들이 출산휴가로 인해 커리어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것이 출산과 육아의 영향이라고만 설명하기에는 불충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레즈비언 커플일 경우에는 부정적인 영향의 크기가 더 작고, 커플이 그 영향을 서로 나눠 부담하며, 그 부정적 영향은 몇 년만 있으면 사라진다.

    저자들은 또한 이 결과가 레즈비언 커플들이 아이 양육에 더 적은 시간을 투자하기 때문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오히려 반대로, 소득 수준과 교육 수준이 같은 경우 이성애자 부부의 자녀들보다 레즈비언 커플의 자녀들이 더 높은 학업 성취도를 보였다.

    남성들의 출산휴가와 보육원

    저자들은 또한 남성 출산휴가와 보육원 접근성에 대해서도 연구했다. 이 두 가지는 출산 여성이 받는 부정적 영향을 줄이기 위해 각국 정부가 정책에 포함하고 있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남성 출산휴가는 남성들이 아이 돌봄 노동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여성들이 노동시장에 빠르게 재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 효과를 연구하기 위해, 저자들은 노르웨이의 남성 출산휴가 제도를 이용했다. 노르웨이 남성 출산휴가 제도는 1990년 4주짜리로 도입된 이후 점진적으로 개정되어 2013년 14주로까지 늘어났다. 각 개정이 있을 때 전후로 아이를 가진 가족들을 비교했지만 여성들의 노동 성과에는 별다른 영향력을 미치지 못했다. 남성이 출산휴가를 받아 몇 주를 쉬던 여성들의 임금은 동일한 폭으로 하락하였고 남성들이 커리어는 여전히 전혀 영향 받지 않았다.

    하지만 보육원의 수를 늘리는 것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연구하기 위해 저자들은 노르웨이의 보육원 지원금 정책을 이용했다. 노르웨이의 보육원 지원금은 1~3살의 유아를 돌보는 보육원들을 지원하기 위해 2002년 처음 도입되었으며 이후 점진적으로 전국으로 확산되었다. 아이를 맡길 보육원에 접근할 수 있는 여성들의 임금은 그렇지 못했던 이전에 비해 유의미하게 높았다. 보육원이 확보되면 여성의 출산휴가로 인해 발생하는 남녀임금 격차가 약 25% 감소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연구는 결론적으로, 출산휴가를 가지는 (이성애자) 여성들의 커리어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출산과 양육에만 기인하는 것이 아니며 사회적인 규범 혹은 선호도의 차이를 반영한다는 것을 밝혔다.

    또한 공공정책을 분석하면서, 각국 정부가 출산한 부부 간 임금 격차를 줄이고자 한다면 남성 출산휴가를 늘리는 것보다 보육원 수를 늘리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 또한 밝혀냈다. 하지만 공공정책 이전에, 가장 중요한 것은 배우자를 선택하는 것이다. 자신의 커리어가 출산휴가 때문에 불이익을 받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 남성이 아닌 여성과 결혼하는 것만큼 좋은 선택지는 없다.

    (출처)
    작성: Manuel Bagues, El País (스페인)
    기사 원문 작성일: 19.04.01.
    기사 원문 제목: Lo que las parejas lesbianas nos enseñan acerca de la desigualdad entre hombres y muje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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