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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반동성애 운동 위해 무덤 속에서 극우를 끄집어낸 멕시코 교회스페인어권/멕시코 2019. 6. 29. 14:55
*기사 요약 정리
추기경이자 멕시코대교구 대주교인 노르베르토 리베라(Norberto Rivera)를 중심으로 한 멕시코 가톨릭교회가 극우 세력과 함께 동성 결혼 법제화를 막기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멕시코 가톨릭교회는 2주 전에 120개 도시에서, 지난 토요일(24일)에는 멕시코시티에서 ‘가족을 위한 국민전선(Frente Nacional de la Familia)과 함께 교회의 입장을 대변하는 시위를 했다.
멕시코 가톨릭교회가 이러한 시위에 앞장서게 된 데에는 교회의 권위가 하락한 점이 한 몫을 한다. 그리스도의 레지오 수도회(Legionarios de Cristo)를 창립한 마르시알 마시엘(Marcial Maciel) 신부의 아동 성추행 사건 및 수많은 다른 성직자들의 성추행 사건이 일어나고 마시엘 신부를 리베라 대주교가 비호하면서 교회에 대한 대중의 신임이 떨어졌다. 또 멕시코 주요 가톨릭교계 인사들이 해외에 나가 있어 교계 지도층에 공백이 생겼으며, 멕시코 내에서 개신교가 꾸준히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는 점도 가톨릭교회에 위협으로 다가왔다. 70년대 멕시코 국민의 95%가 가톨릭 신자였으나 현재에는 83%로 하락했다. 또 페냐 니에토(Peña Nieto) 정권이 들어오면서 정권과의 유착이 약화되었고 현 정권이 동성결혼의 전국적 법제화를 추진하면서 교회의 위기의식이 더 커졌다는 지적이다. 현재 동성결혼은 멕시코 32개 주 중 10곳에서 법제화되어 있다.
이런 때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멕시코를 방문하여 “가난하고 억압받은 자들의 요구를 마주하고 그들을 위해 (교회 고위층이) 직접 나서서 싸우라”라고 연설하자 리베라 대주교는 교황이 자신과 자신의 신도들에게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라 여겼다. 이에 멕시코의 지속적 경기 침체와 멕시코 사회 내 폭력 사건의 증가세 등 니에토 정권의 결함을 잡아낸 멕시코 교계는 이를 계기로 가톨릭교회가 봉착한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반동성결혼, 반세속정권 운동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돌렸다. 여기에 니에토 대통령이 속한 제도혁명당(PRI)이 동성결혼 등 대통령의 정책들을 의회에서 계류시키자 교계는 더욱 고무되었다. 제도혁명당은 보수적인 지역의 동성결혼 반대 여론, 지방 선거, 2년 밖에 남지 않은 임기 등을 의식해 니에토 대통령의 개혁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교계는 여기에 최근 니에토가 멕시코에 초청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선 후보가 멕시코에 대해 막말을 쏟아 붓자 니에토 정권에 대한 대중의 반감이 거세진 점도 이용했다.
이들은 동성결혼 법제화에 반대하는 것 외에도, 가톨릭교회의 요구를 반영하여 헌법을 개정하길 요구하고 있다. 헌법에 그들이 주장하는 가족의 개념을 집어넣고 교회에서의 교육을 허가해야 ‘장기적인 문제를 방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또 동성애가 치료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트랜스젠더성(transexualidad)이 질병이며 피임약이 불임을 초래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응할 수 있는 길은 많지 않아 보인다. Raúl Vera 주교 등 이러한 교회의 주장에 반대하는 교회 내 세력이 있지만 매우 미약하며 리베라 대주교의 행동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유일한 권력인 바티칸은 침묵하고 있기 때문이다.
(출처)
작성: El País
기사 원문 작성일: 2016.09.24.
기사 원문 제목: La iglesia mexicana saca a la ultraderecha de las catacumbas en su ofensiva g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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