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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죽기 위해 난 인생인가스페인어권/스페인 2019. 6. 19. 14:42
캐럴이 울리고 사람들의 손마다 크리스마스 케이크가 들려있는 이 날, 사람들이 소원을 빌고 찬바람이 그들의 얼굴을 스쳐가는 이 날, 반짝이는 별빛들과 동방박사의 이야기를 믿는 이 날, 마법과 전나무의 이야기를 믿는 이 날에 예레미야 선지자의 예언이 들어맞았다. “라마(西 Ramá, 英 Ramah)에 무수한 눈물과 한탄의 절규가 울려 퍼졌다. 자식들의 죽음에 통곡하는 저 자는, 이제 이 땅에 없는 자식들에 대해 위로 받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이는 사도 마태오였고 살해당한 무고한 이들의 죽음을 말하고 있다.
이것은 또한 알란(Alan)을 위한 눈물과 한탄이기도 하다. 이제 이 땅에 없어 위로받지 않는 알란을 생각하며 나는 저 문장을 이렇게 읽었다. “바르셀로나 주에 사는 트랜스젠더 청소년 알란, 올 12월에 법원이 그의 주민등록 상 이름 변경을 허가하도록 하는 데에 성공한 알란, 가족의 지지를 받았지만 학교에서는 그렇지 못했던 알란. 그리고 이번 목요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의 어머니는 이번 금요일 크리스마스 날 트랜스젠더 청소년 가족 연합 Chrisallys에 다음과 같이 이 슬픈 소식을 전하게 되었다. : 이 고통스럽고 슬픈 소식을 전하게 되어 마음이 쓰라립니다. 우리 아들 알란이 어제 목요일 17세의 짧은 생을 마감했습니다. 사회의 압박을 견딜 수 없었고 우리를 영원히 떠나갔습니다. 여러분에게 받은 모든 도움에 감사드립니다.”
사랑하는 알란, 이 얼마나 큰 고통인가! 더 이상 살아갈 수 없다고 말하는 데에 이 날(크리스마스)을 고르게 되었는가! 우리가 알고 있었고 경고해 왔던 것들을 보라: 모든 것이 좋아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사회는 바뀌어야만 하고 지체해서는 안 된다. 트랜스포비아는 교실 안에서 활개를 치고 있고 우리 젊은이들의 행복을 파멸로 이끌고 있다. 트랜스포비아는 학생들의 꿈들을 망치고 있고 우리의 트랜스젠더 청소년들의 미래를 잘라내어 버리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고 요구하고 있는 것들을 보라: 트랜스포비아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법을 바꾸고 사회 전반적인 영역에서 트랜스젠더들의 현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 운동에 동참해야 한다. 통합과 존중, 인식과 사랑이 필요하다. 트랜스젠더 청소년들의 눈을 바라보고 그들의 고통을 알아내어야 한다. 이를 보려고 하지 않는 이 사회는 얼마나 눈이 멀었는가!
알란, 너의 고통과 너의 죽음은 무고한 많은 이들이 견뎌야 했던 뼈아픈 고통을 상기시켜 주었다. 사랑하는 알란, 너의 고통과 너의 죽음이, 평등의 시대를 이룩하고, 지난 목요일 너의 죽음과 같은 고통이 반복되는 것을 막아 내고, 이 싸움을 계속하는 데에 헛되이 여겨져서는 안 된다. 너의 고통과 너의 죽음은 이 사회의 멀어버린 눈을 열어낼 것이다.
지난 금요일부터 읽어 내려간 가슴 아픈 소식들 사이에서, 알란, 네 외침을 들을 수 있었다. “만약 트랜스젠더들의 심정이 어떤지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좀 더 그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라. 너는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 없을 것이다.”
이만 이 아픈 글을 줄이면서, 알란, 여느 누군가가 네게 물었듯이 나도 네게 묻고자 한다. “네 고통을 덜기 위해 내가 무엇을 해 줄 수 있니?” 무고한 알란이여, 무고한 알란이여.
(출처)
작성: El Huffpost España
기사 원문 작성일: 15.12.27.
기사 원문 제목: Morir por ser
기사 링크: http://www.huffingtonpost.es/boti-garcia-rodrigo/morir-por-ser-boti_b_8879496.html?utm_hp_ref=sp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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