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카탈루냐] 모두를 포용하기 위한 새로운 화장실 표식

폼페우 파브라 대학(UPF)의 모든 캠퍼스에 공용 화장실이 만들어진다. 자신의 생물학적 성별과 다른 성별로 정체화한 사람들도 이용할 수 있다.

(기사 원문에서 수집한 사진)

폼페우 파브라 대학(UPF)이 각 캠퍼스에 최소 한 곳의 포용적 화장실(lavabo inclusiu)을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화장실을 이용할 때 누구도 배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특히 자신의 생물학적 성별과 다른 성별로 정체화한 사람들을 염두에 두고 있다. 포용적 화장실 외에는 남녀 구분 화장실이 그대로 유지된다.

대부분의 공중 화장실에서는 남성과 여성의 모습을 표현한 여러 종류의 화장실 표식이 부착되어 있지만, 일부 화장실에서는 이미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폼페우 파브라 대학에 다니는 한 여학생은 “화장실에서 바지를 내린 채로 있었는데 친구가 와서 ”조심해, 여기 공용 화장실이어서 남자애가 올 수도 있어“라고 말해준 적이 있어요”라며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해 주었다.

이번 학기부터 폼페우 파브라 대학의 모든 캠퍼스에는 최소 한 곳의 포용적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다. 그 누구도 화장실을 사용할 때 배제 당한다고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폼페우 파브라 대학의 타니아 베르제 평등정책과장은 이러한 결정을 내린 이유에 대해 “국제적으로도 (성중립 화장실 설치에 대한) 요구가 있어왔기도 했지만, 성별에 따라 분리되는 공간을 제거해 나가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성소수자의 권리를 위한 2014년11월 법률>의 성과이기도 합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새로운 방침은 학생들 사이에서 대체적으로 환영 받는 분위기이다. 한 남학생은 “(이번 방침은)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고, 단지 자신이 어느 화장실을 써야 하는지 고민하는 데에 힘든 시간을 보낼지도 모를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일뿐”이라고 했으며 어떤 여학생은 “이런 남성-여성 구분에 속하지 않는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다른 이유로 이번 방침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한 남학생은 “남자들이 보통 더 더럽기 때문에 (이번 방침에서) 남자들이 더 이득을 본다고 확신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른 한 여학생은 “대학이 이러한 시도에 첫 발을 내딛는 것을 좋게 본다”라고 의견을 밝히기도 한 반면, 대학이 아닌 다른 장소에 이러한 공용 화장실이 설치되는 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도 있었다. “여기서는 (대학에서 공용화장실이 있는 건) 좋은 거 같아요. 근데 다른 데서는 그렇게 좋진 않은 것 같은 게, 예를 들어 파티를 가서 화장실을 갔는데 거기에 남자애들이 있으면 그건 조금 불편할 것 같아요.”

생리컵이 그려진 화장실 표식

일부 화장실에는 또 다른 표식이 부착되기 시작했다. 바로 생리컵이 그려진 표식인데, 생리컵을 좀 더 편하게 교체할 수 있는 공간임을 의미하며 이를 화장실 이용자들에게 알리기 위해 부착되었다.

아직 모든 학생들에게 익숙한 표식은 아니다. “본 적은 있는데, 정확히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어요” “아뇨, 뭔지 모르겠어요. 이게 뭐죠?” “어우 저는 (물건의) 이름 같은 건 잘 몰라서요”

한 여학생은 폼페우 파브라 대학의 이러한 정책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생리컵이 굉장히 많이 사용된다는 걸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고 우리가 생리를 한다는 사실에 남자들도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폼페우 파브라 대학은 이에 더불어 성별에 무관하게 모든 사람이 들어가 이용할 수 있는 기저귀 교환 공간도 설치했다.

(출처)
작성: Tv3
기사 원문 작성일: 19.12.08
기사 원문 제목: Nous pictogrames als lavabos per fer-los inclusius
기사 링크: https://www.ccma.cat/324/nous-pictogrames-als-lavabos-per-fer-los-mes-inclusius/noticia/2969332/

*역주1: 폼페우 파브라 대학(UPF)은 바르셀로나 시내에 세 곳의 캠퍼스를 두고 있으며 등 사회과학, 경제 등 여러 분야에서 스페인 유수의 대학으로 꼽힌다.
*역주2: 2014년11월 법률은 ‘LGBTI의 권리를 보장하고 동성애혐오, 양성애혐오, 트랜스혐오를 근절하기 위한 법률’을 공식 명칭으로 가지는 법률이며 성소수자에 대한 포괄적인 권리 보장 및 차별 금지 법률이다. 스페인 카탈루냐 자치주에서 제정되었으며 2014년 10월부터 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