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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라질] 은퇴한 트랜스젠더를 들어보았는가?
    포르투갈어권/브라질 2019. 7. 13. 18:14

    (기사 원문에서 수집한 사진)

    난 내가 은퇴할 거라고 기대 않는다. 브라질에서 트랜스젠더가 35살 넘게 산다는 건 드문 일이다.

     

    며칠 전 머릿속에 이 질문을 던졌다. 28일 날 길거리로 나가고 있었고 페이스북 등에서 계속 채팅을 하면서, 사회보장개혁*1)과 노동개혁에 관한 대화를 하고 있었다. 난 계속 그 개혁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지 이야기하고 있었다.

     

    동시에 트랜스젠더 친구들로부터 우리의 싸움이 아직도 얼마나 거대한지 이야기하는 문자를 받았다. 우린 아직도 노동시장에 편입되기 위해 싸우고 있고 우리가 언젠가 은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품고 있다는 걸 누가 알까.

     

    난 예외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나와 함께하는 사람들은 내가 다른 트랜스젠더들과 다소 다른 곳에 위치해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불행히도. 난 정식(formal) 일자리를 가지고 있고, 고정 수입이 있으며, 현재 사회적 위신이 있다고 여겨지는 위치에서 일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 시 의회 첫 트랜스젠더 여성”. 난 아무 것도 아니다. 난 겨우 존재한다.

     

    그러나 비록 내가 겨우 존재하고 있음에도, 특권을 가진 자리에 있다. 90% 이상의 브라질 트랜스젠더가 정식 일자리 시장 밖에 위치해 있다. 51% 그런 거 아니고, 90%! 이 사람들에게 남은 대체 선택지는 얼마 없다. 가장 높은 확률로 성노동을 택한다.

     

    비정식(informal) 일자리에서조차도 방해물들이 있다. 버스 안에서 누가 트랜스젠더가 파는 사탕을 살까? 만든 사람이 트랜스젠더 남성인 걸 알면 그 사람이 만든 사탕을 살까? 당신은 살 건가? 당신은 트랜스젠더의 손을 거쳐 온 물건을 살 것인가? 그렇다고? 그래? 아주 좋다! 그렇다면 당신은 왜 트랜스젠더가 직장을 구하는 데에 도움을 주지 않는가? 왜 당신이 일하는 곳에서 구인 공고를 낼 때 트랜스젠더들도 환영한다고 쓰여있지 않은가?

     

    결국 구직하러 간 트랜스젠더들의 이야기도 빠질 수 없다. 일자리 구하는 게 아주 잘 되어 가는 것 같았는데... 이런, 자신이 트랜스젠더라는 걸 깨달았다. “진짜 이름이 아니라 문서에 있는 이름으로만 자기소개를 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이제 그 사람이 그때까지 최고였다는 것은 중요치 않다. 그 사람의 열정, 학업 성적, 의지 같은 것도 필요 없다. 탈락! 탈락! 트랜스젠더의 삶은 능력주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증거이다. 가뭄에 콩 나듯 운 좋게 능력으로 인정받으면 그건 우연이다.

     

    많은 투쟁들 속에서 모든 것은 불투명하다. 난 내가 은퇴할 거라고 기대 않는다. 브라질에서 트랜스젠더가 35살 넘게 산다는 건 드문 일이기에 당신이 은퇴한 트랜스젠더를 본다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이 슬픈 기대수명보다 오래 산다고 하더라도, 그 트랜스젠더가 직장을 구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일 것이다.

     

    난 계급투쟁이 모든 투쟁의 기초라고 생각한다. 더 가난한 사람이 이 개 같은 세상에서 더 고통 받는다고 생각한다. 부유한 트랜스젠더는 고통받는다. 그러나 내가 그 부유한 트랜스젠더보다 확실히 더 고통 받는다. 그리고 분명히 성노동을 하는, 살아갈 확실한 거주지조차 없는 트랜스젠더들은 나보다 더 고통 받는다.

     

    계급 투쟁이 다른 모든 투쟁에 수반되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들의 노동권을 지켜낼 수 있도록 보호하고 지지하기 위해 난 가능할 때마다 거리로 나간다. 어느 정도의 삶의 질을, 브라질 같은 불평등한 시스템 속에서 어느 정도의 존엄성을 보장하는 그 놈의 권리 말이다. 어떤 종류의 퇴보에 대항해 난 거리로 나선다. 내가 은퇴할 기대 같은 건 전혀 품지도 않지만 사회보장개혁에 반대해 거리에 나선다. 왜냐하면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난 당신들에게 이 사실을 계속 상기시키는 것을 멈출 수가 없다. 비록 권리를 보장받게 되고, 사회보장개혁안이 확정되지 않는다고 해도, 당신들은 여전히 납세 기간 충족에 따라 은퇴*2)하는 트랜스젠더 같은 건 볼 수 없을 것이다. 당신은 서명된 근로-사회보장 카드*3)를 가지고 수십 년 간 일한 후 은퇴하는 트랜스젠더 같은 건 보지 못할 것이다. 당신들도, 나도 못 볼 것이다.

     

    (트랜스젠더가 은퇴하는) 그런 모습을 보고 그런 사회에서 살기 위해서는 먼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야 한다. 당신이 일하는 회사에서 트랜스젠더들은 어디 있는가? 당신이 자주 찾는 장소에 트랜스젠더들은 어디 있는가? 쇼핑센터에서 트랜스젠더들은 어디 있는가? 소규모든 대규모든 당신 가족의 회사에 트랜스젠더는 어디 있는가? 약국, 빵집, 매표소, 공공기관, 다국적 기업에 트랜스젠더들은 어디에 있는가? 트랜스젠더들은 어디 있는가?

     

    트랜스젠더들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은 사람들과 관계 맺지도 않고 신경 쓰지도 않는다. 자신들의 투쟁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개인적인 투쟁이든, 소규모 집단으로 하는 투쟁이든.

     

    개인적인 경험과 억압은 개별적일 수 있으며 대부분의 경우 같은 것이다. 그러나 아주 대부분의 경우 적()이 같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은 실수이다. 그리고 그 적은 이름을 가지고 있다. 가부장, 부르주아, 체제.

     

    자본주의 족쇄가 사방에서 그런 적들을 보지 못하게 하고 다른 현실을 관찰하지 못하게 한다면, 노동자들의 투쟁을 결코 트랜스젠더들의 투쟁으로 인지되지 못하게 될 것이다. 트랜스젠더들은 노동의 영역에서 고려되지도 않고, 노동에 적합하다고 여겨지지도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모든 것이 얽힌 상태에서, 난 최근에 있던 노동자의 날을 쇠었다. 최소한 나 하나는 (사회의 일부에) 포함된 것으로 보이는 특권을 누린 노동자의 날이었다.

     

    *역주

    1) 사회보장개혁 Reforma da Previdência. 브라질 연방 정부가 연금 재정 개혁을 위해 은퇴할 수 있는 최소 연령을 10세가량 올리고 연금 수령액을 축소한 개혁안.

    2) 납세 기간 충족에 따른 은퇴 Aposentadoria por tempo de contribuição. 남성은 35, 여성은 30년동안 납세를 하였고 현재 연령과 납세 기간의 합이 남성 95(), 여성 85()일 경우, 해당 시민에게 제공되는 혜택.

    3) 근로-사회보장 카드 Carteira de Trabalho e Previdência Social(약칭 CTPS). 브라질 모든 전문 근로자가 발급 받는 문서로 근로자의 근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문서 중 하나이다.

     

    (출처)

    작성: Huffpost Brasil

    기사 원문 작성일: 2017.05.04.

    기사 원문 제목: Você já ouviu falar de alguma travesti que se aposentou?

    기사 링크https://www.huffpostbrasil.com/lana-de-holanda-jones/voce-ja-ouviu-falar-de-alguma-travesti-que-se-aposentou_a_22064244/?ncid=fcbklnkbrhpmg00000004&_guc_consent_skip=1563008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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