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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루] 2021 돌아보기: 정치 변화에도 혐오 범죄는 늘어
    스페인어권/페루.볼리비아.파라과이 2022. 1. 18. 16:48

    기사 원문에서 수집한 사진

    2021년 초 페루는 그리 희망적인 상황은 아니었다. 정국 혼란으로 임시 대통령이 집권하고 있었고, 대통령 선거 유세도 최악으로 치닫고 있었다. 좌파 혹은 중도 의제를 가진 이들을 모조리 테러리즘으로 매도하는 흑색선전도 등장했고, 성소수자 혐오 표현 역시 난무했다. 특히 두 대선 후보가 극단적 성소수자 혐오를 대표하는 인물이었다.

    페드로 카스티요는 보수 복음주의 좌파 후포였고, 케이코 후지모리는 파시스트 가톨릭 우파 후보였다. 2021 페루 대선은 이 두 후보 간의 대결이었다. 후지모리 후보는 이미 오래 전부터 인권 의제와 취약 계층을 외면했던 인물이라, 페루 성소수자 운동은 카스티요 후보를 지지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4월에 치뤄진 국회의원 선거에서 성소수자 국회의원이 탄생하기도 했다. 보라당(Partido Morado)에서는 좌파에서 중도까지 기나긴 활동가 경력 및 정치경력을 가진 수셀 페레데스 의원을 배출했고, 국가전진당(Avanza País)에서는 (동성혼 법제화, 트랜스젠더 채용 쿼터제, 전면 임신중절권 허용을 제외하고) 자유를 옹호하던 청년 우파 변호사 알레한드로 카베로 의원이 당선되었다.

    한편 포괄적 성교육을 없애려 하고 여성권과 성소수자 권리 증진에 반대하는 국회의원들 역시 당선되었다.

    2021년 7월에는 슈퍼마켓에서 애인과 애정표현을 했다는 이유로 차별과 폭력을 겪었던 크리스티안 올리베라 씨 사건이 17년 만에 미주인권법원에 접수되었다. 미주인권법원이 이러한 사건을 다루는 것은 처음이다. 이번 사건에 대한 판결이 성소수자 혐오 표현 관련 입증책임 기준을 세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배상 문제 및 공공장소에서 애정 표현할 권리에 대해서도 역시 기준이 세워질 것으로 보인다.

    2021년 8월에는 트랜스 여성인 다니엘 엘리자베스 칼데론 가르시아 씨가 성기 성형 수술을 받지 않고서도 신분증에서 이름 및 성별 정보를 변경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판결이 내려지기도 했다. 보통 신분증 발급 기관이 이에 항소하는 경우가 많아, (국회 다음으로) 성소수자에게 큰 걸림돌이 되고는 했는데, 이번에는 신분증 발급 기관이 이 판결에 항소하지 않았다.

    또한 8월에는 판검사 임명 및 비준 기관인 페루 국립사법위원회가 동성애 혐오 발언을 한 판사에 대한 예비 조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사법 체계 내 불평등 해소를 위한 '브라질리아 규범 100 협약'에 페루가 가입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다. 페루 사법부 행정위원회 소속 판사 하비에르 아레발로 벨라 씨는 해당 규범에서 성소수자 혐오 보호 조항을 삭제하였다. 이로 인해 한차례 소동이 일어난 후에야 페루는 해당 규범에 온전히 함께하게 되었다. 데무스(Demus)라는 페미니스트 단체가 노력한 끝에 이 판사가 징계를 받은 것이다.

     

    기사 원문에서 수집한 사진

    2016년부터 양육권 인정 문제로 투쟁했던 레즈비언 부부(제니 트루히요 쿠에바, 달링 델핀 폰세)가 10월, 공동 양육권을 인정받기도 했다. 사법부는 아이와 두 어머니와의 모자관계를 모두 인정하며 아이의 신분증에 두 어머니의 성을 모두 표기하도록 허용하였다. 게다가 사법부는 주민등록청에게 이들에게 편견을 야기하거나 이들에 대한 보호를 약화시키는 행정적 조치를 취하기보다는 아이를 생각해달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이는 페루에서 비준된 인권 관련 국가적, 초국가적 규범에 기반한 판결이었다. 그러나 주민등록청은 이러한 판결을 무시하고 항소했다.

    2021년 12월, 페루와함께당(Juntos por el Perú) 루스 루케 의원 주도 하에 총 세 정당의 국회의원이 동성혼 법제화 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혼인을 남성과 여성 간의 결합으로 규정하는 민법 234조에 대한 개정안이다. 이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성별에 관계없이 두 사람의 결합이 혼인으로 인정된다.

    2021년 5월 10일, 27세인 레이나 페르난데스 비야누에바 씨의 살해 소식이 보도되었다. 로레토 지역에서 잘 알려져 있던 트랜스 여성인 비야누에바 씨는 일하던 핸드폰 가게에서 칼에 찔려 살해당했다.

    2021년 9월 21일 화요일, 28세 트랜스 여성인 지나 로드리게스 씨는 카야오 지역에서 칼에 찔려 살해당했다. 살해자는 카야오 지역에서 트랜스 여성들에게 정기적으로 성매매를 요청하던 남성으로, 여러 이름을 사용하여 SNS를 통해 로드리게스 씨에게도 연락을 했었다.

    같은 날, 마찬가지로 카야오 지역에서 로키 고메스 산가마 씨의 시체가 부패 상태로 발견되기도 했다. 젊은 요리사였던 산가마 씨는 며칠 전 다른 사람과 함께 그의 집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목격되었다. 하지만 감시 카메라 영상을 확인한 결과 그는 몇 시간 후 혼자 빠져나왔으며, 경찰은 이 사람을 주요 용의자로 보고 있다.

    2021년 11월 1일에는 유명 활동가 페드로 파블로 프라다 씨와 그의 친구인 비다 우아파야 씨의 시체가 발견되기도 했다. 시체에는 고문의 흔적이 발견되었다. 이들은 살인범과 모임을 가졌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2021년 11월 7일에는 리마에서 호세 아토니오 킨타나 파체코 씨(30세), 루이스 알베르토 코로나도 씨(32세)가 살해당했다. 경찰은 손이 묶이고 옷이 벗겨진 이들의 시체를 발견했다.

     

    기사 원문에서 수집한 사진

    뿐만 아니라, 코로나 19 등의 질병으로 사망한 트랜스 활동가들도 있었다.

    2021년 1월 18일 보건증진담당자, 활동가, 배우였던 푸칼파 필라르 곤살레스 디아스 씨가 사망했다. 필라르 씨는 베를린 영화제에서 테디 어워즈를 수상한 페루 단편 영화 록소로(Loxoro)에 출연한 것으로 유명한 배우였다. 록소로는 실종된 트랜스젠더 딸을 찾아다니는 트랜스 어머니의 슬픈 여정을 그린 작품이었다.

    4월 13일 마리아나 고메스 타푸르 씨의 사망으로 성소수자 커뮤니티가 슬픔에 빠지기도 했다. 고인은 노르테 치코 지역에서 최근 몇 년 간 간호사로 일하며 트랜스 여성 가시화를 위해 노력한 인물이었다.

    페루의 첫 트랜스 시장이었던 루이사 레비야 씨가 4월 15일 사망하여 페루 성소수자 커뮤니티가 충격에 휩싸이기도 했다. 레비야 씨는 트루히요 지역 출신 정치인으로 마지막까지 트랜스젠더 권리를 위해 싸웠던 인물이다. 코로나 19 감염 후 입원해 있다가 사망하였다.

    7월 14일, 페루 성소수자 커뮤니티에서 가장 유명한 트랜스 남성 중 하나인 엔소 발렌티노 로마니 씨가 사망하기도 했다. 보철 기술 전문가인 고인은 생전 동료 트랜스 남성들을 위해 보철 기구를 만들기도 했다.

    11월 1일, 68세의 페드로 파블로 프라다 씨가 친구인 비다 우아파야 씨와 함께 살해당했다. 고인은 가장 오래전부터 활동했던 HIV/에이즈 활동가였다. 2000년에 다른 활동가들과 함께 모든 HIV 환자들에게 보편적, 무료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 접근성을 보장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결국 2004년 페루는 에이즈, 결핵 및 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세계기금과의 협약에 서명하였다. 26626조 법안, 일명 반에이즈 법안을 수정하였고, 모든 HIV 환자들이 무료로 치료를 받고 약물을 처방받을 수 있게 되었다. 2005년에는 미주인권법원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그렇지만 아직도 페루의 성소수자 권리 증진은 지지부진하다.

     

     

    (출처)
    작성: La Tinta (아르헨티나)
    기사 원문 작성일: 21.12.29.
    기사 원문 제목: Balance 2021: pese a los cambios políticos en Perú, los crímenes de odio crecen
    기사 링크: https://latinta.com.ar/2021/12/balance-2021-peru/

    (번역)
    담당: Fabrizio
    최초 게시: 22.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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